웹 개발은 진입 장벽이 낮다. 비전공자들도 단기 부트 캠프를 통해 웹 개발자를 시작할 수 있다. 그래서 예전에는 웹 개발자 연봉이 무척 저렴했다. 2008년 이 일을 시작할때 연봉이 1800 이었다.
코로나 비대면 시대를 맞으며 개발자에 대한 인식이 180도 바뀌었고 너도 나도 개발자를 하겠다고 달려드는 상황이다. 붐은 가라앉고 다시 IT 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으나 관성때문에 개발자 하겠다는 사람은 많다. 그리고 다수가 만만한 웹 개발자의 세계로 발을 들여 놓는다. 진입 장벽은 낮지만 잘 하는건 어려운게 이쪽이다. 왜 어려운지 이유를 얘기해 보겠다.
1.
처음 웹 개발자를 시작할 때는 특정 분야만 보고 시작했을 것이다. 프론트 아니면 백엔드. 신입때야 한 분야만 잘해도 역할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웹이라는게 폭이 굉장히 넓다. 사용자 pc 또는 모바일 단말기에서 부터 프론트를 거치고 네트워크를 통해 방화벽과 게이트웨이를 지나서 백엔드에 도달 후 DB를 만나고 여기서 다시 역으로 사용자에게 도달해야 하는 과정이다. 중간 중간 보안처리에 신경써야 하고 인증을 거쳐야 하며 로그도 남겨야 하고 해야 할 일이 많다. 어느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전체 과정에 다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작은 곳에서 발생한 구멍 하나 때문에 중요한 DB 정보가 털리기도 한다.
특정 분야만 선택해서 웹 개발을 시작했겠지만 진짜 잘 하려면 전체를 다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맡은 분야도 더 잘할 수 있다. 웹 개발자는 전체를 알고 내 분야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T자 형 인재여야 한다. 무조건.
2.
예전에는 풀스택 개발자가 많았다. 혼자 프론트부터 백엔드에서 DB까지 어느정도 구현이 가능했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웹 기술들이 지금보다 단순했기 때문이다. 천재로 불렸던 미켈란젤로도 그 시절이니 의학도 했지 지금와서 고도로 발달한 의학을 하라면 못할 것이다.
현재 프론트, 백엔드 깊이는 십 여년 전과는 다르다. 매우 고도화되어서 다 해내기 힘들다. 그러나 기술은 더욱 세분화되고 있고 고도화 되고 있다. T자형 인재가 되려면 내 것도 깊게 파고 다른 것도 어느정도 익혀야 한다. 그러나 다 같이 깊어지니 해야할게 산더미다.
3.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 과장을 좀 보태서 자고 일어나면 버전이 바뀌어 있고 또 다른 신기술이 출시해 있다. 난 이제 알았는데 이미 그 기술이 인기를 얻고 있고 그러다 금새 주요 기술이 되버린다. 발전 속도가 빠르니 웹 개발자들이 새로운 기술에 강박적으로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 속도도 빠른데 사용자도 좋아하니 가속이 훨씬 잘 붙는다. 웹 개발자는 새로운 것에 강제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변화를 싫어하는 성격이라면 금새 꼰대 개발자가 되어 버린다.
4.
진입 장벽이 낮아서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많고 그들보다 경쟁력을 갖추려면 항상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 조금만 나태해져도 신입 개발자들보다 차별성이 없어져 버린다. 오히려 신입 개발자들이 최신 기술을 써보고 익혔을 확률이 더 높다. 채용을 위해 신입사원 이력서 받다 보면 난 대체 뭐 한거지? 하는 회의감 들때가 많이 생긴다.
어느 분야나 어렵기는 마찬가지겠지만, 빠르게 변하는데 깊이까지 깊어지는 그래서 매일 공부해야 하는 웹 개발은 힘든 분야다. 워라밸 필수 초봉 6000만원 광고에 속아 웹 개발자 시작하면 현실은 녹녹치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