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분석하려고 앱에 들어갔던 날이 장날이었다. 앱이 뻗었다. 서버 어딘가에 문제가 생긴듯 하다. 초기 앱이라 그런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장애 화면이 문제가 있다. 장애가 발생했다는 표시를 해줘햐 하는데 특정 화면에서 멈춰 있다. 에러에 대한 예외 처리가 안되어 있는 듯 하다. 역시 초기 앱이라 디테일한 부분까지 개발이 안된 것 같다. 장애가 나서 문제가 있다고 알려주면 나중에 다시 들어가보면 되겠지만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서 멈춰 있으면 사용자에게 불쾌한 인상을 남길 뿐이다.
2.
제일 처즘 마주하게 되는 홈 화면은 제품 소개 동영상들이 가로로 배치되어 있다. 앱의 정체성이 라이브 커머스인 줄 알았다. 동영상을 클릭하고 들어가면 제품 상세 설명이 보여지는데 내용에는 이미지, 동영상 등이 다채롭게 붙어있다. 다양한 미디어가 사용됐음에도 스크롤 속도가 빠르다. 앱 전체에도 동영상과 이미지가 많이 사용되었음에도 사용성에 문제가 없다. 사용성 부분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개발한 것 같다.
3.
별도 스튜디오를 마련했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제품 이미지들의 퀄리티가 매우 높아 보인다. 매우 주관적이지만 앱 자체가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준다. 높은 퀄리티의 사진과 썸네일들이 주는 느낌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저렴한 제품도 이미지의 퀄리티가 높으니 괴리감이 온다. 싼데 좋아보인다는 느낌보다 가격과 이미지가 매칭이 안되 사고 싶다는 생각이 안든다.
4.
앱 자체에 경계가 거의 없다. 썸네일과 글자 숫자가 전부다. 제품 사진이나 로고만으로 가상의 경계를 만든다. 흰색 바탕에 이렇게 표시하니 제품에만 집중하게 만든다. 역발상으로 이커머스 앱에 다크 모드를 적용하면 어떨까?
5.
요즘 웹이나 앱들은 스켈레톤 ui를 많이 사용하던데 여기는 로딩써클을 사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로딩바나 로딩써클보다 스켈레톤이 더 보기 좋다. ui/ux는 대세를 따라 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사람들 눈이 거기에 익숙해지고 적응되었는데 나 혼자 다른 방식을 고집한다면 대중들은 불편해 할 것이다.
6.
힙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인지 카테고리들 제목이 낯설다. ‘BENEFITS’, ‘룩앤뷰티’, ‘고아웃’ 등등. 이런 카테고리 제목들이 뭘 말하고 보여주려는지 잘 모르겠다. 어디서 뭘 찾아봐야 할지 모르게 만든다. 뚜렷한 방향타가 없으니 사용자는 앱에서 갈길을 찾지 못하고 해매게 된다. 둘러보는 재미를 주기 위해 이렇게 만든걸까? 아니면 다르게 보이기 위한 강박이 작용한 것일까? 웹이건 앱이건 익숙한 방향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유저는 길을 잃고 또 흥미마저 잃게 된다.
7.
앱은 참 잘 만들었다. 고급스럽고 깔끔하고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데 또 와보고 싶지는 않다. 뭘 봐야할지 살만한게 있을지 헤매기만 하다가 종료하게 만든다. 또 쓰고 싶단 욕구가 안 생긴다. mz 세대는 이런걸 보고 좋다고 느끼는 걸까? 그렇다면 할말 없지만.
프리즘을 당근 마켓과 비교해 보고 싶다. 뭐가 더 고급스럽게 잘 만들었냐고 골라보라면 프리즘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어디를 또 가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당근 마켓이다. 사지 않더라도 당근은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제품이 압도적으로 다양해서인 이유도 있지만 일단 살 수도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기대감에 둘러보게 된다. 하지만 프리즘에서는 공감대가 전혀 형성되지 않는다. 제품의 구성도 그렇고 높은 퀄리티의 사진도 그렇고 앱의 사용성도 그렇고 나와는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ui/ux와 제품 구성에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커머스 앱인데 사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든다? 또 와야할 이유가 없다.
프리즘은 화려하고 비싸지만 딱히 먹을건 없는 고급 부페, 당근은 싸고 투박하지만 먹을게 많고 다 맛있는 동네 점심 부페, 그런 느낌이다.
프리즘은 이렇게 개선했으면 좋겠다. 애매한 카테고리 구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사용자에게 최소한의 안내는 해줘야지 그래야 목적성 쇼핑이라도 할 수 있다. 단순히 많이 둘러보게 하기 위함이라면 컨텐츠를 더 채워 넣어야 한다. 가격대도 문제다. 앱의 방향이 고급화 전략이라면 차라리 싼 가격의 제품은 빼버리는게 낫지 않을까? 앱의 느낌과 싼 가격이 전혀 매칭 안된다.
8.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서비스라 당연히 부족한게 많을 것이다. 인력 충원도 많이 하고 있는걸로 보아 더 좋아질 것이라 본다. 하지만 잘 만든 서비스와 사용자의 욕구를 자극하는 접점을 반드시 찾아야 하는 앱이라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