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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열릴까? 했는데 과감히 열어버리는 카카오. 안 열리겠지 생각했던 이유는 2022.10.15. 사고때문. 양심이 있으면 개발자 세미나를 할 수 있을까 했는데 본인들 실패 얘기도 하면서 해 버리네. 준비는 오래전부터 했을테니 안 하기도 그렇고. 카카오 여론이 안 좋다해도 네이버에 이은 2위 회사인데 개발자 세미나 안 열고 넘어가는 것도 모양 빠지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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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궁금했던건 사고에 대해 뭐라고 얘기할까였다. 저녁 뉴스에도 나올 정도인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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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날은 키노트로 경영진들이 사고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를 했다. 이번 글은 그에 대한 간단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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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전부 초상집 분위기.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미래 비전을 얘기하고 그래야 하는데 사과하고 반성하고 재발 방지책 얘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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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쪽과 법정 다툼도 벌여야 할텐데 키노트 오픈전에 변호사들한테 다 감수 받았겠지? 앞으로 지어질 카카오 데이터센터 얘기하면서 은근히 SK 데이터센터 까는게 느껴졌다.화재에 대비해 어떻게 만들겠다 등등. 국내 2위 IT 업체인데 화재 한 방으로 전 국민에게 치부가 까발려졌으니 카카오 경영진의 빡침은 이루 말로할 수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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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내용은 없는데 사고에 대한 얘기 중 인상 깊었던 것. 전사적으로 카톡과 카톡 비즈로 업무 소통을 하는데 카톡이 마비되니 소통 창구가 없어져 버림. 그래서 대응이 힘들어졌다는 점. 그리고 앱 배포나 지식 기반 서비스들이 같은 IDC에 위치해 있으니 뭘 할 수가 없었다는 점. 이것도 참 끔찍한 얘기다. 예를들어 위키 서버가 죽어서 이를 살리는 방법이 위키에 저장되어 있다면 볼 수 없어서 살릴 수 없고 살릴 수 없으니 볼 수 없는 무한 루프에 빠지는 격. 또 모니터링과 장애탐지도 전원이 죽어서 안 되니 담당자들은 오류를 알 수 없고 뭘 보려고 해도 볼 수가 없음. 엔지니어들이 겪었을 고충을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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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트는 추상적인 얘기만 하더라. 투자를 몇 배 늘리겠다, 삼중화 구축하겠다 등등. 그거 시간 지나고 어영부영 안 하면 그만인 것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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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도 경험할 수 없는 경험이긴 하다. 어떤 회사가 전체 시스템 다운시키고 복구하는 경험을 하겠는가. 그런 경험을 했으니 고생은 죽도록 했겠지만 전사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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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날짜 끝에 무조건 점 찍게 되어 있는데 if kakao 홈페이지에는 그게 없네. 이거 틀린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