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스텀 요구가 계속 커짐
보통 영업팀에서 수주해서 제품을 들고 온다. 고객사에서 이런 커스텀 요청이 있었는데 가능하냐고 물어본다. 처음에는 손대야 하는 범위가 작을 것이다. 큰 건을 들고 오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해주면 다음에도 비슷한 수준은 또 해줘야 한다. 그렇게 커스텀 기능을 개발해 주다 보면 요구 사항이 점점 커진다. 영업팀도 여기까지는 가능했으니 조금 더 얹어서 여기까지도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요구사항은 비대해질 수 밖에 없다.개발팀에서 여기까지만 여기까지만을 외쳐보지만 한번 시작한 마약 끊기 힘들 듯 커스텀 개발도 못한다고 얘기할 수가 없게된다.
2. 고객사의 갑질이 시작
소프트웨어 하나 사는건데 커스텀 사항을 들어주다 보면 갑질을 하는 고객사들이 있다. 돈 주고 샀으니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이 드나보다. 그런 고객사들은 커스텀 한 번 해주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요구해 온다. 이미 해줬기 때문에 다른건 안된다고 말할 수 없다.
3. 좋은 개발이 불가능
커스텀을 해야 하면 개발자는 짜증이 난다. 원래 기능에 없는 특정 고객사만을 위한 기능을 개발해야 하는데 짜증이 날 수 밖에 없다. 짜증이 나는데 좋은 개발을 할 수가 없다. 거기다 커스텀 기능은 촉박한 일정으로 해 줘야 한다. 없던 기능 만드는데 시간도 부족하고 개발자도 짜증이 나 있으니 좋은 품질의 개발이 나올 수 없다.
4. 개발자 도태
커스텀 기능은 빨리 끝내버리려고 하지 무슨 좋은 기술을 갖다 붙이고 구조적으로 좋은 기능을 개발하고픈 마음이 안 든다. 시간적 여유도 없다. 그러니 원래 기능에서 이거 바꾸고 저거 바꾸는 식으로 개발한다. 그렇게 개발하고 나면 개발자는 남는게 별로 없다. 새로운 기술을 써 본 것도 아니고 그냥 원래 있던거 다른 모양으로 바꿨을 뿐이다. 이런 커스텀 개발을 계속 하다보면 개발자는 도태되기 시작한다. 커스텀 개발 경력은 이력서에 한 줄 써 넣을 것도 없는 물경력이다.
5. 탈출 러시 시작
개발자라는 기술자는 성장을 해야 하는데 커스텀 개발만 해서는 절대 성장할 수 없다. 성장도 없고 발전도 없고 커스텀 개발은 촉박한 일정으로 계속 밀려들어오고 회사에서 희망을 보지 못한다. 남은 답은 퇴사뿐, 똑똑하고 일 잘하는 사람들먼저 도망치기 시작한다.
6. 스파게티 소스가 됨
커스텀 코드가 여기 붙어있고 저기 붙어있고 분기처리되어 있고 소스가 엉망진창이 된다. 고객사 하나를 위한 코드들이 사방에 어지럽게 붙어있다. 나중이 되면 코어 소스는 얼마 안 되는데 커스텀 소스가 훨씬 많아지는 경우도 생긴다. 그럼 코드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분석도 어려운, 리팩토링이 불가능한 소스가 되어 버린다. 그리고 누구도 함부로 손을 못 댄다. 괜히 커스텀 코드 손 댔다가 고객사에 문제 발생하는 일을 겪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7. 어렵게 개발된 기능은 사용자도 어려움
개발이 어려운 커스텀 기능은 보통 사용자도 사용하기가 어렵다. 또 어렵게 개발된 기능은 버그가 많을 수 밖에 없어 사용자의 불편도 증가한다. 그러다 결국 고객사에서도 그 기능은 빼달라거나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고객사는 비용을 더 지불하고 개발했음에도 안 쓰니 돈만 날린 것이고 개발자도 애써 개발했는데 안 쓰니 허탈하고 모두가 불행한 개발이 된다.
8. 본연의 기능보다 커스텀 기능으로 팔게됨
제품이 출시될때 최초 목표가 있을텐데 커스텀이 계속 붙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본연의 기능보다 커스텀 가능한 것으로 팔게된다. 그럼 소프트웨어라기보다 SI 가 되어 버린다. 만든걸 파는게 아니라 만들어 달란걸 파는 셈이다. 제품의 정체성이 사라져 버린다.
9. 언발에 오줌누기
초기에는 커스텀 해주기 시작하면 잘 팔린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면 좋은 개발자는 도망가고 나쁜 개발자만 남는데 남는 이들 마저도 커스텀 개발만 하느라 기술적 발전이 없다. 제품은 시장의 트렌드와 점점 멀어지고 리뉴얼 하는 것도 새 제품을 만드는 것도 도태된 개발자만 남아서 불가능 해진다. 나중에는 제품도 안 팔린다. 결국 커스텀 개발은 언발에 오줌 누기가 되어 버린다.
